손주 육아 분담, 황혼육아로 부부 싸우지 않으려면?

 


손주가 태어나면 처음엔 다들 그렇게 좋아해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대견하고, 자식한테 도움도 되고요.

그런데 그 손주를 매일 돌보기 시작하면서 부부 사이가 삐걱대는 집이 정말 많아요. 

 특히 아내 혼자 손주를 떠맡고, 남편은 여전히 자기 모임 다 다니면서 훈수만 두는 경우요. 

 이른바 '독박 황혼육아'죠. 

 오늘은 손주 육아 분담을 두고 황혼기 부부가 왜 싸우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안 싸울 수 있는지 얘기해볼게요.

1. 황혼육아, 생각보다 훨씬 힘들어요

먼저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부터 봐야 해요. 

 한 조사를 보면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의 주당 평균 돌봄 시간이 26시간이 넘어요. 

 이거 거의 반쯤은 직장 다시 다니는 셈이에요. 

그것도 육십, 칠십 넘은 몸으로요. 

 그러다 보니 손주 돌본 뒤 몸이 더 힘들어졌다는 사람이 73%, 

스트레스가 늘었다는 사람이 60%가 넘어요. 

 심지어 절반은 "그만두고 싶다"고 답했고요. 

 그러니까 "손주 좀 봐주는 게 뭐가 그리 힘들어"라는 말은 

진짜 하나도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팔팔한 젊은 부모도 나가떨어지는 게 육아인데, 

체력 다 떨어진 노년에 하면 오죽할까요. 

 이 힘듦을 부부가 서로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에요. 

 그리고 손주만 보는 것도 아니에요. 

 손주 보면서 남편 밥도 챙기고, 살림도 하고, 아픈 노부모까지 있으면 그것도 봐야 하고요. 

 이른바 "다중 돌봄"이라고, 여기저기 다 돌보다 정작 자기 몸은 못 챙기는 거예요. 

 이게 특히 아내한테 더 심하게 몰려요.

2. 왜 하필 부부 사이가 나빠질까

문제는 이 부담이 대부분 한 사람, 주로 아내한테 쏠린다는 거예요. 

 아내는 하루 종일 손주 보느라 자기 삶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남편은 "나는 밖에서 볼일 있다"며 모임이며 약속이며 다 다녀요. 

 그러면서 가끔 집에 들어와서는 "애를 왜 그렇게 키워", 

"밥을 그렇게 먹이면 안 되지" 하고 훈수까지 둬요. 

 아내 입장에선 몸은 몸대로 힘들고, 자유는 없어지고, 

 그 와중에 지적까지 받으니 폭발 안 하는 게 이상하죠. 

 실제로 방송에도 8개 모임 다니는 남편 옆에서 

독박 육아로 우는 아내 사연이 나왔는데, 

 남 얘기 같지 않다며 눈물 훔쳤다는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결국 손주가 미운 게 아니라, 이 상황을 혼자 짊어지는 게 서러운 거예요. 

 저는 이런 사연 볼 때마다 참 안타까워요. 

 손주는 예쁘지만 그 예쁨이랑 매일 온몸으로 감당하는 고됨은 완전히 별개거든요.

 근데 주변에서는 "복 받은 거다", "손주 보는 게 낙이지" 하니까 힘들다는 말도 마음 편히 못 해요.

3. 합의 없이 시작하면 반드시 터져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합의 없이 시작된 돌봄은 갈등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대부분 황혼육아가 어떻게 시작되냐면, 

제대로 얘기 한 번 안 하고 "그냥 어쩌다 보니" 떠맡는 경우가 많아요. 

 자식이 급하다니까, 어린이집 끝날 시간에 봐줄 사람이 없다니까, 

얼떨결에 시작하는 거죠. 

 근데 이렇게 경계 없이 시작하면, 처음엔 참을 만하던 게 서운함이 되고, 

 그 서운함이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어느 날 크게 터져요. 

 그러니 시작하기 전에, 혹은 지금이라도 확실히 정해야 해요. 

 며칠, 몇 시간까지 볼 건지. 부부 중 누가 뭘 맡을 건지. 

자식한테 받을 돌봄비는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걸 미리 정하는 게 야박한 게 아니에요. 

오래 잘 지내려면 꼭 필요한 거예요. 

 특히 훈수 문제는 정말 조심해야 해요. 

 직접 몸으로 안 보는 사람이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제일 얄미운 법이거든요. 

 도울 거면 몸으로 돕고, 몸으로 못 도우면 입이라도 다무는 게 맞아요.

솔직히 여기서 하나 짚을게요. 지금까지 남편이 문제인 것처럼 얘기했는데, 사실 이게 남편 한 사람 탓만은 아니에요. 진짜 원인은 자식 부부한테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부모한테 애를 맡겨놓고 정작 자기들은 나 몰라라 하거나,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게 여기는 자식들요. 그러니 화살을 남편한테만 돌리기 전에, 자식 부부와도 분명히 선을 긋는 대화가 필요해요. "우리도 우리 인생이 있다, 도와는 주겠지만 무조건 다는 못 봐준다"고요. 이 말 하기가 미안하고 어렵겠지만, 안 하면 결국 조부모만 골병들어요.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면, 황혼육아를 무리해서 떠안다가 부부 사이도 상하고 건강도 잃으면, 그게 과연 자식을 돕는 걸까요? 도울 수 있는 만큼만 돕는 게, 길게 보면 다 같이 사는 길이에요. 참, 요즘은 일부 지자체에서 손주 돌봄 수당을 주기도 해요. 월 40시간 이상 돌보면 20만~30만 원 정도 지원하는 곳이 있으니, 사는 지역 주민센터에 한번 알아보셔도 좋아요. 큰돈은 아니어도 "내 수고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거든요.

4. 그래도 손주는 손주니까

이렇게 힘든 얘기를 했지만, 사실 황혼육아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손주 크는 걸 곁에서 보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자식이랑 더 가까워지기도 해요. 실제로 힘들어도 "그래도 내 손주"라며 보람을 느끼는 분들이 많고요. 핵심은 이거예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부부가 함께, 그리고 자식과 제대로 합의해서 하는 것. 그러면 황혼육아는 짐이 아니라 또 다른 행복이 될 수 있어요. 오늘 손주 문제로 배우자랑 신경전 중이라면, 서로 탓하기 전에 한번 이렇게 말해보세요. "우리 둘 다 힘드니까, 어떻게 나눌지 같이 정해보자."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대화 한 번이, 부부 사이도 손주 육아도 훨씬 편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와 생활 속 관계 회복 관점을 정리한 것으로,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통계와 돌봄 수당 등 제도 내용은 조사 시점·지자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해당 기관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돌봄 부담으로 건강이나 관계에 어려움이 큰 경우에는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 면책사항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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