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허전함을 강아지나 고양이로 채우고 싶어 하는 분들이 요즘 부쩍 늘고 있어요.
근데 막상 얘기를 꺼내면, 부부 둘 중 한 명은 반기고 한 명은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부 중 한 사람은 벌써부터 강아지 사진을 보며 설레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옆에서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 어느 집에서나 한 번쯤 있을 법한 풍경이죠.
오늘은 은퇴 후 반려동물을 들이는 문제를 두고, 부부가 왜 부딪히는지,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얘기해볼게요.
왜 한쪽은 반기고 한쪽은 망설일까요?
반기는 쪽 마음은 이해가 가요. 자식 다 키우고 나니 뭔가 돌볼 대상이 없어져서 허전한 거죠.
강아지 한 마리가 그 빈자리를 꽤 채워준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망설이는 쪽도 이유가 있어요. 현실적인 걱정이 만만치 않거든요.
한 조사를 보면, 반려견 한 마리를 평생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무려 2천 3백만 원이
넘는대요. 그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냥 예쁘다고 데려올 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거든요.
사료값, 병원비, 미용비까지 다 합치면 생각보다 훨씬 큰돈이에요.
그리고 돈보다 더 큰 게 있어요. 바로 체력 문제예요.
매일 산책시키고, 대소변 치우고, 목욕시키는 게 젊을 때야 쉽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게
결코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전문가들도 나이 든 양육자일수록 이런 돌봄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고 짚어요.
부부 사이에 이런 게 걸림돌이 돼요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부들 얘기를 들어보면, 여행을 마음대로 못 가는 게 제일
크더라고요.
강아지 셋을 키우는 어떤 분은, 부부가 여행을 따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집에 남아서 강아지를 돌봐야 하니까요.
평생 자식 키우느라 미뤄뒀던 여행을 이제야 좀 다녀보려 했는데, 반려동물 때문에
또다시 발이 묶이는 셈이죠.
이 지점에서 부부 갈등이 생겨요.
한쪽은 "그래도 얘가 있어서 덜 외롭잖아"라고 하고, 한쪽은 "우리 이제 좀 자유롭게
다니고 싶었잖아"라고 하는 거예요. 둘 다 맞는 말이라 더 답답해요.
저는 이 얘기 들으면서 진짜 남 일 같지 않더라고요. 주변에도 이 문제로 부부싸움까지
갔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럼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까요?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하는 조언이 있어요.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동의가 먼저라는 거예요.
부부 중 한 사람만 원해서 덜컥 데려오면, 결국 돌봄 부담이 한쪽에만 쏠리게 돼요.
그러니 미리 자리에 앉아서 구체적으로 얘기해봐야 해요. 누가 산책을 맡을지, 여행
갈 때는 어떻게 할지, 병원비는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같은 것들이요.
어떤 분은 아예 순서를 정해서 조언하기도 하더라고요. 해외여행부터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이제 국내 여행만 남았다 싶을 때 반려동물을 들이는 게 낫다고요.
저는 이 조언이 참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고 싶은 걸 다 미루면서 나중을
기약하는 것보다, 순서를 정해두는 게 오히려 덜 억울하겠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돌봄이 어려워질 때를
미리 생각해두는 거예요.
내가 반려동물에게 남겨지는 게 아니라, 반려동물이 나에게 남겨질 수 있다는 그 말이
유독 인상 깊었어요. 이건 남 얘기가 아니라, 나이 들수록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예요.
근데 무조건 말리는 것도 답은 아니에요.
여기서 하나 짚을게요.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고 해서, 반려동물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답은 아니에요.
반려동물이 주는 정서적 위안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커요.
외로움도 확실히 줄고, 매일 돌볼 대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요.
어떤 지인분은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나서 부부가 함께 고양이를 들였는데, 요즘은 그
고양이 사진 보여주는 재미로 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준비만 잘
되어 있으면 이게 참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니 무작정 걱정만 하지 말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함께 결정하는 게 맞아요.
반려동물이냐 자유냐, 이분법으로 볼 문제가 아니에요.
비용을 미리 꼼꼼히 계산해보고, 감당 가능한 선에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큰 개보다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작은 동물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고요. 요즘은
정부에서도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를 면제해주는 항목을 늘리는 등, 양육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도 조금씩 늘고 있대요. 이런 지원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돼요.
유기동물 입양이라는 선택지도 있어요. 최근 조사를 보면 반려동물 입양을 고려하는
사람 대부분이 유기동물 입양에도 열려